안녕하세요, 실행코치입니다.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. 완벽주의부터 뇌과학, 작심삼일, 글쓰기, 의지력까지 함께 나눠봤는데요, 오늘은 이 모든 이야기의 결말이라 할 수 있는 하프 마라톤 완주 이야기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.
신발만 신던 사람이 대회를 신청하다
이 시리즈 2편에서 말씀드렸던, “운동화만 신고 벗던” 그 사람을 기억하시나요? 신발을 신고 벗는 것부터 시작해서 5분, 10분, 20분으로 조금씩 늘려가던 그 여정이었어요. 몇 달이 지난 어느 날, 문득 이미 10킬로 정도는 걷다 뛰다 하며 완주할 수 있는 몸이 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.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거리였어요. 그리고 호기롭게 하프 마라톤 대회를 신청해버렸습니다. 돌아보면 꽤 무모한 결정이었어요.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작은 성공들이, “나도 이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”라는 자신감을 만들어준 뒤였습니다.
두 달간의 새벽, 무작정 뛰지 않았다

대회를 두 달 앞두고, 저지른 일값을 치르듯 여름 새벽 5시에 일어나 뛰기 시작했습니다. 이번엔 예전처럼 무작정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았어요. 5킬로부터 시작해서, 몸 상태를 보며 7킬로, 10킬로로 서서히 늘려갔습니다. 눈뜨면 세수하고, 운동화를 신고, 그냥 뛰었어요.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었습니다. 마라톤 모임 단톡방에 매일 러닝 인증을 올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됐어요. 누군가 지켜본다는 감각이 아주 작은 압박으로 작용했고, 그 압박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딱 적당했습니다. 그렇게 두 달을 이어가며, 첫 하프 마라톤을 쉬지 않고 2시간 30분 만에 완주했어요.
대회 당일 힘들지 않았던 이유
대회 당일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던 건 특별한 재능 때문이 아니었습니다. 평소에 쌓아온 연습의 양이 전부였어요. 문턱을 낮춰 매일 조금씩 쌓아온 습관이, 결국 처음엔 상상도 못 했던 거리를 완주하게 만들었습니다. 시작은 신발끈을 묶는 것이었지만, 그 끝은 하프 마라톤 완주였어요. 진짜 이야기는 결승선이 아니라 반복 속에 있었다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, 사람들은 종종 그 대회 당일의 이야기를 궁금해했습니다. 몇 시에 일어났는지, 어떤 마음이었는지, 힘든 구간에서는 어떻게 버텼는지. 하지만 정작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회 당일이 아니라, 그 두 달 전 새벽마다 반복했던 지루한 훈련이었어요. 진짜 이야기는 늘 화려한 결승선이 아니라, 아무도 보지 않는 반복 속에 있었습니다.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,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애정이 훨씬 커졌어요. 완주 메달보다, 매일 새벽 알람을 끄고 몸을 일으켰던 그 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. 그 순간들이 없었다면 메달도 없었을 테니까요.
“어떻게 그렇게 큰 걸 해냈어요?”
이후로 누군가 “어떻게 그렇게 큰 걸 해냈냐”고 물을 때마다, 저는 큰 걸 해낸 적이 없다고 답합니다. 그저 아주 작은 걸 아주 여러 번 반복했을 뿐이에요. 이 대답이 겸손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걸, 이 시리즈를 쓰면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. 몸이 좋아진 것보다 훨씬 크게 달라진 건, 이 사고방식이었어요. 어떤 크기의 목표를 만나든, 결국 그 앞에 작은 시작점 하나만 찾으면 된다는 확신. 그 확신이 이후 모든 도전의 밑바탕이 됐습니다.
운동화 한 켤레가 가르쳐준 것
결국 러닝화 한 켤레가 가르쳐준 건, 평생 쓸 수 있는 하나의 도구였습니다. 어떤 크기의 목표를 만나든, 이 도구만 있으면 시작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요. 이 시리즈를 여기까지 읽어주신 당신에게,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. 지금 당신에게도 오랫동안 미뤄온 무언가가 있을 거예요. 그 일 앞에서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지 마세요. 그냥, 오늘 그 일의 신발끈부터 묶어보세요. 시작이 작았기에, 저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. 당신도 반드시 그럴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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